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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 비범한 꿈


날짜 2023-11-13 08:50:56 조회


어느덧 또 첫눈을 기다리는 계절이다.
첫사랑과 같은 설렘을 안고 내려서 그럴가, 첫눈이 내리는 날은 괜스럽게 마음이 들뜬다. 사실 이 나이에 굳이 마가을 첫번째로 내리는 눈에 색다른 정의를 내리고 싶지는 않다. 첫사랑과 만난다거나 행운이 찾아온다거나 등등 설법들은 다 한창 시절의 얘기들이다. 이제 그런 것보다는 첫눈이 올 것 같은 날씨가 되면 미리 스노우타이어를 갈아끼우지 못해서 맹랑한 기분에 사로잡히거나 옷장에 겨울옷들의 위치를 앞쪽으로 내와야 할 텐데 하는 생활의 자질구레한 걱정거리들이 앞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눈이 흩날리면 그 환희는 여전하다.
첫눈이 내리면 비로소 한여름 번잡했던 잔치가 막을 내리는 셈이다. 1년을 거의 다 소비하고 나서 정신을 바싹 차리게 되는 11월이다. 이제 우리는 한해의 막바지를 향해 헐금씨금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야 한다.

11월은 그렇다. 딱히 그렇다 할 명절도 없어서 쭉 내처 달려야 한다. 내세울 게 없어서 평범하고 주눅 든 것처럼 보이는 11월은 해마다 그렇듯 조용하게 찾아왔다가 조용하게 마무리된다. 국경절로 한껏 들뜬 10월과, 원단을 이끌고 으시대며 찾아오는 12월의 사이에 끼여 더더욱 점잖고 조용하다. 그렇게 따분하고 고루한 일상이 지속되는 계절 속에, 첫눈은 선물 같다.
어찌 날이면 날마다 좋은 일만 생기랴. 올 때는 첫눈처럼 와도 갈 때는 녹아버린 눈처럼 기억에 흔적조차 가뭇없이 사라져버린 평범한 하루는 또 얼마나 많은가. 결국 그런 수많은 평범함들이 모여서 우리의 인생이 되지만…
딱히 부족한 것이 없지만 그렇다고 만족되지도 않는 삶을 두고 투덜거린 적은 없는가. 사실 우리의 삶의 가치는 소위 성공이나 명예, 재부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우리는 이러한 요소들을 삶의 전부로 생각하면서 거기에서 삶의 가치를 찾으려 애쓴다.
특별해야만, 눈부셔야만 그럴듯한 인생이 되는 것이 아니다. “천재란 주위 사람들이 모두 미쳐가고 있을 때 보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평범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의 순간순간에 가치가 숨어있다.
삶이 평범할지라도 우리 모두는 비범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극히 작은 확률의 차이로 우리는 각각의 색다른 인생길을 사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그 어떤 정복도, 또는 좌절도 우리 삶의 과정이며 모두 우리를 성장하고 단단하게 만든다.
오늘 하루가 어제와 똑같은 하루일지라도 비범한 꿈만은 꼭 간직하자. 한해를 갈무리할 때 후회없이 자신을 토닥일 수 있도록.   
작가:리련화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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