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24-04-12 15:09:32
나는 이미 80 고령에 들어선 늙은이다. 그러나 황혼을 불태우며 진붉은 단풍숲속에서 한바탕 뒹굴고 나니 청춘을 되찾은 것 같아 마음은 하냥 즐겁기만 하다.
 
“저의 천직이래요”
2021년 3월 5일 오후였다. 갑자기 출입문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찾아온 분은 호리호리한 몸매에 깔끔한 얼굴과 정기가 흐르는 두 눈을 가진 패기 넘치는 50대 중반의 사나이였다.
“저는 연변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 라지오 칼럼 <공감 40분>프로의 기자 최명광입니다. 시간이 없고 상황이 긴급하여 이렇게 무작정 댁에 뛰여들어 대단히 죄송합니다.” 이렇게 서두를 떼고는 찾아온 사연을 이야기했다.
알고 보니 그는 이 프로젝트의 프로듀서였다. 그이들 편집팀에서는 당창건 100돐과 그 이듬해에 있게 될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그리고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70돐 맞이 특별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데 알맞춤한 인터뷰 대상을 찾느라 무척 애를 태우고 있었다. 그들의 선택요구는 그리 높지 않으나 간단치도 않았다. ‘연변의 지방 당조직 력사도 조금 알고 조선어에 능숙한 사람’을 찾고 있었다.
나는 최기자의 소개를 들으면서 자기 생각에 잠겼다.
‘나는 이미 성 쌓고 남은 돌이긴 하나 아직 쓸모가 있지 않는가. 지방 당력사연구소에서 사업한 경력도 있고 당창건 70돐 때 지방 당력사강좌도 18회나 하였었지… 또 줄곧 조선말 출판사업과 문학작품창작에 동분서주하고 있지 않는가.’ 예까지 생각하고 난 나는 선뜻이 대답했다.
“당과 조국 그리고 내 고향을 칭송함은 저의 천직입니다. 제가 맡아 잘해보겠습니다.”
나의 대답을 듣고 난 최기자는 몹시 기뻐했다. 우리는 그 즉석에서 프로 배치 등 준비사업에 들어갔다.
분공에 따라 연변 당력사 부분의 기술은 내가 담당하기로 했다. 이 성스러운 임무를 맡고 나는 젊은이처럼 뛰여다녔다. 자료를 찾고 취재를 조직하면서 주 직속 산하의 관련 책임자들은 이 늙은이의 취재활동을 마치 자기 일처럼 도와줬다. 하여 방송내용 준비는 척척 되여나갔다. 게다가 이 프로젝트팀의 최기자 등 팀원들은 실무수준이 높고 패기가 있어 곧바로 프로제작에 들어갔다.

 
격정에 담긴 목소리
첫 단계 <백년의 영광>코너에서 첫장 <연변에서 중국공산당 조직 건립과 그의 조기활동>이 방송되였다. 이 프로 대부분은 ‘보이는 라지오’여서 음성과 함께 나의 영상도 방영되였다.
프로 제작 과정에서 엄청나게 화려하고 눈부신 조명등과 나의 일거일동을 그려내는 렌즈 앞에서 나의 목소리는 격정적이였으며 조금은 떨렸다. 첫번째 프로는 성공적이였으나 분위기가 너무 긴장하였다.
어떻게 하면 나의 ‘격동’을 청중들이 함께 ‘감동’해하는 <공감 40분>으로 제작해내는가 하는 것이 급선무로 나섰다. 나는 방송내용을 더욱 숙달하면서 침착하게 아나운서와 이야기하듯 대화해보았다. 그랬더니 프로 제작일군들도 만족해하였고 이 프로를 감상하던 청중들도 박수를 보내왔다.
그해 6월 21일 오후, 록화내용은 화룡현 ‘어랑촌 13용사’의 영웅적 이야기와 중공동만특위 서기 동장영의 영웅사적 그리고 가렬처절한 전쟁터의 생생한 이야기들로 아주 장엄했다. 서태문 아나운서의 세련된 리드로 40분 록화프로가 75분으로 연장되였다. 편집과정에서 그들은 이채로운 내용을 삭감하기 아쉬워 아예 상, 하집으로 나누어 방송했다.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
2023년 4월 3일 오후, 이제 5월에 있게 될 제11장 서술내용을 토론하던 와중에 우연히 제2회 전국 성인 조선어시랑송 경연대회 ‘통지’가 의논되였다. 나는 어망결에 “나도 젊었으면…”하였는데 그들은 “시랑송경연에는 년령제한이 없어요. 선생님은 또 한창 조선말 라지오방송을 이채롭게 하고 있으니 한번 장끼를 보여주세요.”라고 하면서 나를 극구 부추겼다. “그럼 사랑하는 조국을 칭송하여 보지요.”하였더니 그들은 대찬성을 표하면서 그 이튿날 무작정 기계설비들을 둘러메고 우리 집에 와서 서재의 한 구석을 정리하고 나의 시랑송 동영상을 록화했다. 내가 준비한 시랑송 제목은 조룡남 작 <어머니 조국이여>였다. 이 작품은 내가 다년간 숭상하여오면서 때론 대중들 앞에서 읊조리기도 하였던 작품이여서 매우 숙련되여있었다. 하여 그날 촬영은 아주 순조로웠으며 그 즉석에서 동영상을 경연대회 등록처에 보냈다.
그해 7월 21일에 경연대회측에서 정식 통지가 왔는데 내가 예선에서 입선되였으니 오는 7월 29일에 본선에 참가하라는 것이였다.
나는 무등 기뻤다. 그러나 근심스럽기도 했다. 년초에 걸린 코로나 후유증으로 걸음이 불편하였고 더구나 청력이 급강되다보니 랑송에서 음량조절이 곤난했다.
안해의 부축하에 나는 대회장에 갔다. 안해는 대회장 제일 뒤켠에 앉아 내가 랑송하는 목소리가 너무 높으면 손을 아래로 흔들고 너무 낮으면 위로 흔들기로 약속했다.
본선에 입선된 선수는 19명이였는데 나와 장백현에서 온 중년 사나이 둘이 남성이고 그외 17명은 화려한 민족옷차림을 한 젊은 녀성들이였다. 말 그대로 아릿다운 꽃밭 속에 비낀 푸른 잎사귀 두잎이였다. 연기 순서는 내가 8번이였다. 나는 긍지와 혈기로 물든 맑은 얼굴로 무대 정중앙에 의젓하게 서서 침착하고 똑똑한 음성으로 글자 하나 빠뜨리지 않고 단숨에 3분간 열변을 토하였다. 연기가 끝난 다음 사람들이 나를 보고 물었다. “그 긴 시구를 한 글자도 틀림없이 어떻게 읊었어요?” 나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이 시구들은 이미 저의 마음속에 슴배여있습니다.”
그렇다. 당의 품속에서 성장된 나로서 어찌 어머니 조국의 크나큰 은정을 잊을 수 있으랴. 사랑하는 내 조국을 마음껏 칭송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였고 청춘을 되찾은 것 같아 무등 기뻤다.

 
〈자치주 창립 경축의 노래〉
2023년 9월 3일 아침 7시, 연변라지오방송 종합채널에서 <자치주 창립 경축의 노래>의 경쾌한 음악 속에 라지오 칼럼 <공감 40분> 본 시리즈프로 제일 마지막인 제12장 <연변주 70여년래 민족단결진보사업>의 감동적인 서사시가 울려나왔다.
연변조선족자치주는 1952년 9월 3일에 창립된 후 련속 다섯차례나 국무원으로부터 전국민족단결모범집단으로 평의되였다. 오늘날 민족단결과 공동번영의 아름다운 그림이 드넓은 연변대지에 그려지고 있다.
새시대 연변대지에서 중화민족공동체 주선률은 쟁쟁하게 울려퍼지고 있고 민족단결의 꽃은 날이 갈수록 보다 무성하고 아름답게 피여나고 있다.
이로써 2021년 5월부터 2023년 9월까지 2년 반 진행되여온 라지오시리즈방송 <공감 40분>은 <백년의 영광>(8장), <제20차 당대회 특집>(2장) 및 <자치주 창립 70돐 특집>(2장) 경축프로 등 3단락 12장 480분으로 전부 끝마쳤다.
연변라지오방송 특집프로팀의 다함없는 지지와 배려 속에 나는 구부정한 로구를 끌고 악착스러운 병마를 이겨내며 이 장엄하고 의의 심원한 방송임무를 성과적으로 완수했다.
당은 나더러 ‘당원답게 사업하며 당원답게 살라’고 교시했다. 나는 입당하여 59년간 줄곧 이 교시를 마음속에 아로새겨왔다. 오늘도 나는 훨훨 타오르는 진붉은 단풍숲속에서 뒹굴며 뛰놀고 있다.
지인들은 말하고 있다. “서리 맞은 단풍잎이 봄꽃보다 아름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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