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고서
날짜 2020-07-03 15:58:45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어린 왕자》이야기는 비행기 사고로 사하라 사막에 홀로 남겨진 한 비행사의 회억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전해진다. 그는 거기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되는데 어린 왕자는 아주 작은 별 ‘소행성 B612’에서 온 ‘외계인’이다. 이 작품에서는 다른 행성에 온 어린 왕자의 시각으로 익숙한 세상의 낯선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은 비행사의 어린시절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여섯살 무렵 나는 원시림 이야기를 다룬《체험 이야기》라는 책에서 놀라운 그림 하나를 본 적이 있다. 맹수를 통채로 먹어 삼킨 보아뱀의 그림이였다. 그 책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보아뱀은 먹이를 씹지도 않은 채 통채로 삼키고 그것을 소화하기 위해 무려 여섯달 동안 꼼짝없이 잠을 잔다.’ 이 그림은 그것을 옮겨 그린 것이다. ”
비행사는《체험 이야기》를 읽고 생애 첫 그림을 그렸다. 그는 그 작품을 어른들에게 보여주며 무서운가 묻는다. 그러자 어른들은 그림을 모자로 착각할 뿐 먹이를 통채로 삼킨 보아뱀인 것은 보아내지 못한다. 그는 어른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보아뱀의 배속을 다시 그린다. 이번에는 이런 그림 따위는 집어치우고 공부나 하라고 충고한다. 하여 그는 여섯살에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만다. 결국 그는 다른 직업을 선택해 비행기 조종사가 되였다. 하지만 가끔씩 총명해보이는 어른들을 만나면 첫 그림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림에 대해 묻게 되면 그들도 모자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그는 그 사람들이 “리해할 수 있는 카드 게임이나 골프, 정치와 넥타이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어른들은 왜 그의 그림을 모자로밖에 리해할 수 없는가?
질문을 해답하기 전에 이 소설에서 쓴 어린 왕자가 본 어른들의 세상을 먼저 알아보자.

어린 왕자에게 있어서 지구는 여태 려행했던 별들과 달리 ‘어른들의 세상’이다. 지구에는 흑인 왕을 포함해 111명의 왕과 7000명의 지리학자, 90만명의 장사군과 750만명의 술군, 3억 1100만명의 허영쟁이 등 약 20억명 정도의 어른들이 살았다고 했다. 이러한 사람들로 구성된 어른들의 세상은 사막처럼 메말라있었다. 어른들은 단 한번도 꽃향기를 맡아보거나 별을 바라보거나 누구도 사랑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였고 온종일 계산만 하면서 “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소리치군 한다. 또한 산책할 시간도 없고 중요한 일을 해야 하므로 공상에 빠질 시간도 없다고 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별들을 소유하기 위하여’ 다시말하면 ‘부자가 되기 위하여’ 소유할 수 없는 별들을 관리하고 세여보고 또 세여보고 있다고 하였다. 어른들에게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면 어른들은 “그 친구의 목소리는 어때? 그 친구는 무슨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를 채집하는 걸 좋아하니?”와 같은 질문은 하지 않고 “그 친구는 몇살이니? 형제는 몇명이야? 몸무게는 얼마나 나가니? 아버지는 수입이 얼마나 되니?” 등 질문만 묻는다고 했다.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조각들을 조합해본다면 ‘허식에 가득 찬’, ‘소유를 중요시’하는 어른들의 세계는 ‘사막’과도 같이 메말라있다.
어른들에게 “창가에는 예쁘게 핀 제라늄화분이 놓였고 지붕 우로 비둘기가 날아드는 멋진 장미빛 벽돌집을 봤어요.”라고 말하면 그 집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지만 차라리 “시세 100만프랑짜리 집을 봤어요.”라고 하면 어른들은 “정말 멋지겠구나” 하면서 탄성을 지른다. 하기에 상상이 결여된 어른들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보아낼 수 없으며 그들은 모자로 착각하면서 자신의 허구한 모자만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어른들과 달리 비행사가 어린 왕자에게 보아뱀 그림을 보여주었을 때 상상력이 가득 넘치는 어린 왕자는 대뜸 알아본다. 그러면서 “아니, 아니예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은 싫어요. 보아뱀은 아주 위험해요. 그리고 코끼리는 너무 커서 거치장스럽다고요.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좁아요. 그래서 나는 양이 필요해요. 양 한마리만 그려줘요.”라고 한다. 비행사는 어린 왕자의 청을 들어 어린 왕자가 요구하는 그림을 그려낸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양이 들어있는 상자를 그린다. 어린 왕자는 뛰여난 상상력으로 가리워진 것을 보아낸다. 하지만 어린 왕자도 잘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어린 왕자는 가려진 대상들의 의미를 제대로 리해하지 못한다. 하기에 그에게 있어서 보아뱀은 위험하기만 하고 양은 그의 장미꽃을 지켜주기만 할 것 같이 단편적으로만 리해한다.

어린 왕자가 부동한 행성을 떠돌기 시작한 리유는 그와 장미 사이에 일어난 갈등 때문이다. 어느 날, 지구에 온 어린 왕자는 한 정원에서 자기 별에 있는 장미와 비슷한 꽃이 5천송이 피여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낀다. 세상에 오직 하나 뿐이라고 말했던 장미가 이토록 평범한 존재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여태껏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꽃을 가지고 있어서 부자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꽃이 그저 평범한 장미 한송이였다니…”하고 중얼거리며 소리내여 울게 된다.

후일 여우를 만나서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며 대상의 의미를 여러 각도로 리해하는 법을 터득한다. 세상에 수많은 장미중, 오직 하나 뿐인 장미로 될 수 있는 건 그 ‘장미에게 들인 시간 때문’이다. 즉 모든 대상의 의미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어떻게 리해하고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리해를 통해 어린 왕자는 보아뱀의 다른 의미를 깨닫게 되고 뱀의 ‘도움’(죽음)으로 장미가 있는 별에 가기로 한다. 비록 어린 왕자는 뱀한테 물려서 죽게 되지만 그는 비행사와의 대화에서 자신은 “이 몸으로 갈 수가 없어서, 너무 무거워서, 뱀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한다.
이야기 끝에서 비행사는 “나는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로 무사히 돌아갔다고 확신”하면서도 이런 걱정을 한다. “어린 왕자에게 그려준 양의 입마개에 가죽끈을 그리지 않은 게 떠올랐다. 끈이 없으면 양을 매 둘 방법이 없을 텐데…”
어린 왕자의 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가? 양이 꽃을 먹어버렸을가? 비행사가 확신한 것처럼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로 무사히 돌아갔을가? 아니면 뱀한테 물려서 죽었을가? 이 수수께끼들은 우리의 상상에 맡겼다. 어린 왕자와 함께 상상이 결여된 메마른 세상을 잠간이나마 떠나 이 익숙한 세상을 다르게 보는 상상을 해보자. 비행사가 말했듯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에 따라 세상은 아주 달라보일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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