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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길따라 번지는 묵향, 컴퓨터에 담긴 먹내음…


날짜 2021-04-12 15:37:34 조회


서영근: 연길시명동문화예술원 원장, 연변문자예술협회 회장.

“꼬박 몇년간의 심혈을 기울여 지난해 11월, 서영근씨가 개발한 ‘서영근 아리랑체’ 등 8가지 컴퓨터용 서체 폰트 프로그램 저작권이 국가저작권국 허가를 받았다.”
 
“전에는 글씨를 잘 못 써서 어머니가 늘 형님 글씨와 비교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가이신 아버지(서광억) 앞으로 온 어느 잡지사 편집의 편지 한통, 예술감 넘치고 박력이 넘치는 글씨에 매료돼 비슷하게 쓸 때까지 모방해보려고 자세를 잡고 차분하게 써내려 갔던 한글자 또 한글자… 그 후로부터 글씨쓰기는 취미가 되고 습관이 되였고 그의 인생이 되였다.
1989년, 연변사범학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서예를 배우면서 서영근(49세)씨는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서예과목이 있었습니다. 어문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서예를 겸하여 가르쳤는데 교재도 없이 신문이나 잡지의 글씨를 참고해 가르쳤습니다. 그때 배운 서체가 청봉체였습니다.” 서예에 대한 남다른 집착과 천부적인 자질로 이목을 끌던 그는 졸업을 앞두고 개인서예전을 열고 한국에서 개최한 서예전에 입상하는 등 활발한 서예활동을 하면서 전도가 유망한 청년서예가로 성장한다. 졸업 후에는 공예상표디자이너, 소학교 미술교원으로 근무하면서 하루도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1994년, 연길에서 개최된 ‘아름다운 한글서예 중한련합전’에 참가해 작품까지 출품한 서영근씨는 전에는 접한 적이 없었던 전통서예작품들을 보게 되면서 눈이 틔였다. 한국의 서예작품과 연변의 서예작품이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고 한국의 서예가들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그렇게 서예대가들로부터 서한을 통해가면서 궁체와 판본체를 배웠는데 대가들도 서예를 향한 그의 정성에 감동되여 열심히 가르쳤다고 한다. 장장 2년이라는 시간, 스승들이 내여준 숙제를 서신으로 완성해 보내면 하나하나씩 표기를 해서 다시 보내왔고 그 의견을 가지고 수정하고 련습해가면서 알차게 배워나갔다.
배우다 보니 더 깊이 알고 싶었고 서예에 대한 허기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서영근씨가 문학과 서예를 더 깊이 연구하고저 한국류학을 결심한 것은 1997년이였다. 학문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 그는 류학을 떠나 8년간 국어국문학과 본과와 석사과정(제주대학), 국어학 박사과정(경상대학교)을 수료했다.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서예학 박사과정을 설치한 원광대학에서 그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2008년 2월에 제1호의 서예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과정에서 궁체, 판본체외 민체 등 여러가지 서체들을 두루 공부하게 되였다. 그 후 한국의 창신대학, 전주대학, 서정대학 등 대학교에서 교원사업을 해가면서 서예 전수를 이어갔다.
일찍부터 중국조선족의 성격에 알맞은 서체를 만들고 그것을 조선족학교와 자라나는 후대들에게 널리 보급할 목표를 품고 있던 서영근씨였다. 2014년 1월, 교수직을 내려놓고 고향에 돌아온 그는 서예원을 운영하는 한편 중국조선글 선배서예가들의 뒤를 이어 연변서체의 보완에 박차를 가하는 작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새로 개발한 글씨체에 관해 제자한테 설명중인 서영근씨.

2014년도에 서영근씨는 한 조선어학자로부터 폰트(字体) 개발 제안을 받게 된다. “그분 말씀에 당시 중국에서 사용하는 조선글 폰트가 전부 조선과 한국의 것이지 중국 것은 없어서 중조한 문자 교류를 하려고 하니 불편이 많다는 것이였습니다.” 안타까움에 조선글 폰트를 개발해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조선의 청봉체와 녀성미가 다분한 한국의 궁체를 접목해 탄생시킨 ‘아리랑체’, 이듬해 컴퓨터용 폰트로 제작하는 작업과 서예교본도 출간했다. “아리랑체는 궁체와 청봉체 사이에 있는 힘 있고도 부드러움을 두루 겸비한 우리 조선족의 대표적인 글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리랑체가 개발됨으로써 우리 중국에도 조선족 글씨체가 탄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꼬박 몇년간의 심혈을 기울여 지난해 11월, 그가 개발한 ‘서영근 아리랑체’ 등 8가지 컴퓨터용 서체 폰트 프로그램 저작권이 드디여 국가저작권국 허가를 받았다. 서영근씨가 써내려갔던 붓 한획한획에서 번진 먹내음이 컴퓨터에 담겨 중국조선족서예체로 탄생되며 정식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였다. 서예가 좋아서 붓으로 써내려온 그의 지난 세월들이 오롯이 담긴 결과물이였다.
“금방 개발한 폰트이기에 아직 대량적으로 보급되지 않고 있는데 현재 ‘석화문학원’에서 출간하는 책제목 글씨는 모두 저의 폰트로 설계되였으며 동영상 제작자들에게 제공하여 영상 자막으로 사용되였습니다. 이제 우리의 컴퓨터에서도 륙속 만나볼 수 있게끔 더 노력해야지요.”
서영근씨는 지금까지《중국조선민족서예사》,《설문해자 부수 형의 고찰》,《중국조선민족 서예와 예술환경》등 저서와 다수의 론문을 발표하였다. 또한《동양미술대전》등 중국, 한국, 일본에서 개최된 여러 국제서예전에서 대상, 금상, 은상 등 수십차 수상하는 실적을 쌓았다. 그가 양성한 제자들도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고 서예전람에 출전하는 등 다양한 형식의 활동을 통해 중국조선족서예의 보급과 계승, 발전에 중요한 기여들을 해오고 있다.
남녀로소를 아우르는 서예애호가들의 붓놀림과 함께 묵향으로 가득 차오르는 서영근씨의 서실… 중국조선족서예체 관련 작품들을 상설 전시하여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할 전시공간을 만들고 후대들이 조선족서예를 마음껏 배울 있는 서예대학을 세우겠다는 그의 희망찬 포부도 그윽하게 익어가고 있다. 

서영근씨가 개발한 컴퓨터용 중국조선글 8종서체.
 
작가:김철 편집: 사진:장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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