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 서게 되면 무엇을 깨닫게 될가?

― 《오늘 내가 살아갈 리유》를 읽고서
날짜 2020-11-12 15:01:10 조회

《오늘 내가 살아갈 리유》1)는 서른살에 세계 100대 대학 교수가 된 우견이 인생의 정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쓴 것이다. 그녀는 자기 앞에 남겨진 삶이 길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앞으로 남겨진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뼈가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삶의 끝에 와서야 깨달은 인생의 참다운 가치와 소박한 행복을 락천적인 태도로 기록한 것이다.
내가 우견 교수의 사연을 처음 접한 것은 그녀의 블로그를 통해서이다. 아빠를 암으로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후 많이 힘들었던 나는 밤늦게까지 드라마에 빠져 살았던 것 같다. 고통스러운 감정을 회피하고 싶었고 아빠가 없는 현실을 직시하기 싫었다. 그때 남편이 나한테 밤을 새우는 것이 얼마나 나쁜지 우견 교수의 블로그 글을 보여주었다. ‘내가 왜 암에 걸렸을가’에 대한 우견 교수의 비학술적 보고서였는데 그 가운데는 잠과 휴식을 소홀히 하여서 암에 걸리지 않았을가 하는 부분이 나온다.
“요즘은 많은 젊은이가 암에 걸리거나 과로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래서 밤샘은 간에 독약과 같다. 밤을 새우면 인체의 혈액이 머리로 집중되여 내장의 혈액 공급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간에 산소공급이 부족해진다. 이것이 오래동안 계속되면 간 손상을 유발한다. 밤 11시부터 다음날 3시까지가 간의 활동 능력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자 해독 작용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시간이다.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 간에 혈액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져 이미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악화된다.”
간암으로 돌아가신 아빠, 이 글을 보는 순간 나는 정신이 버쩍 들면서 밤샘을 하지 않게 되였다.
밤을 새는 나의 나쁜 습관을 바꾸어준《오늘 내가 살아갈 리유》,이 책을 다시 만난 것은 올해 대학 교수님을 만나면서이다.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한번 읽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어디로 마음대로 떠날 수 없는 처지가 되자 ‘가보지 못한 곳’이 가장 안타깝게 느껴졌다.《오늘 내가 살아갈 리유》에서 우견 교수는 “시간이란, 려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라는 것. 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이 눈앞에서 조용히 지나가지만 우리는 그 어떤 수단을 써도 그것을 잡을 수 없다. 그저 가만히 앉아 시간이 마음의 강 저편으로 흘러가는 소리를 듣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려행의 추억이 사무치게 그립다. 사람들은 대부분 려행이라는 단어를 ‘언젠가’로 련결시킨다. “언젠가는 훌쩍 떠날 거야”라는 말로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훌쩍 흐른다. 그리고 머리가 희끗희끗해져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려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시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특히 한해가 다르게 신체가 못해지는 어머니를 보면서 나도 려행을 다니지 못한 것이 적잖게 후회되였다. 전염병 사태가 완화되면 시간이 없다고 미루지 말고 가족려행을 가급적 많이 다니려 한다.

이 책을 다시한번 펼치면서 “미지근한 사랑이 오래동안 따뜻하다는” 내용이 훈훈하게 안겨왔다. 현시대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가 예전보다 무척 쉬워졌다. 위챗을 보아도 그렇다. 친구나 지인들이 무엇을 소유하고 무엇을 얻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세상이 너무 좁아졌다. 가끔은 눈에 보이는 것이 진실이 아님을 알지만 비교하지 않는 마음은 너무 어렵다. ‘나도 너처럼 화려하게 살고 싶어!’라는 생각 때문에 친구나 지인들이 명품 가방이며 옷, 큰집을 갖추면 나도 마음이 동했다. 그래서 돈을 펑펑 벌어다주지 못하는 남편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다. 허나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녀의 공부를 지도해주고 내가 어려울 때 도와주는 남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였다. 내가 남편에 대한 평가에서 물질적인 것을 우선 순위에 놓지 않았는지 반성해보는 순간이다. 월급봉투보다 상대방의 진솔한 사랑이 담긴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사는 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데 더 바람직하지 않을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성취의 절반은 책의 덕분이였다는 것”이라는 부분이 오래도록 머리속에 남았다. 한명의 은인이 나의 운명을 바꿔주는 것처럼 한권의 책도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은인을 만나는 것이 상당 부분 인연의 도움인 데 비해 책은 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 아닐가. 그렇다. 우견 교수의 성취의 절반 이상은 그녀가 읽었던 다양한 책들 덕분이였다.
이제 우리 주위에는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허나 책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두 바쁘다고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뒤질 시간은 넉넉해보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부끄럽지만 나도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독서모임에 나가면서부터이다. 함께 읽고 있는 분들이 있어서 그나마 독서습관을 키울 수 있었고 독서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내면도 들여다볼 수 있었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가 있어 많은 위안이 되였다.
《오늘 내가 살아갈 리유》를 읽으면서 힘이 되였던 것은 고마움을 되새기면 외롭지 않다는 부분인데 저자가 외할머니와의 생전 추억을 떠올리며 돌아가신 외할머니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이다. 세상에 혼자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기억을 떠올려보라. 고마운 분을 떠올리면 그분과 함께 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허전했던 가슴을 채워줄 것이다. 나는 항상 일이 잘못되면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 했다. 내 탓이 아니라 남의 탓으로 돌리면 마음이 편한 것 같았다. 허나 이 책을 읽으면서 원망보다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 부모에 대한 고마움, 스승에 대한 고마움, 이웃에 대한 고마움 등 모든 것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면 인생이 즐거워지고 만사형통할 수 있음을 절실하게 느낀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필자는 필자의 삶을 살도록 노력하련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오늘 살아갈 리유가 무엇인지 자신한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삶의 아름다운 면만 보고자 하면은 우리는 성장을 이룩할 수 없다. 하지만 삶의 어두운 면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살아가는 리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삶의 허무함과 무의미를 정시하고 그속에서 오늘 내가 살아갈 리유를 찾아보는 건 어떨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작가:전정애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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