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선으로의 역행, 병마와의 박투

— 무한 파견 의료지원팀 주성걸의 현장기록
날짜 2020-06-08 10:14:27


오로지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 정월 초하루날, 연변대학부속병원(연변병원)의 무한 지원 결정 소식을 듣고 신속히 내린 결심이였다. 명절상도 뒤로 한 채 지난 1월 26일, 중증의학과 주성걸은 갑자기 출발통지를 받았다. 야간 당직 근무를 갓 마치고 집에 돌아와 몰래 눈물을 훔치는 안해를 보고 그제서야 자신의 눈시울도 뜨거워짐을 그는 느꼈다. 미처 부모님과 아이들한테 문안인사도 제대로 못 나눈 게 가슴에 걸렸다.
오전 8시, 연길서역 고속철역은 말 못할 긴장감이 차올랐다. 병원 책임자, 과실 주임, 동료들의 응원과 각 부문에서 준비한 물품들… 가족의 지지, 동료의 도움, 병원의 든든한 버팀목까지… 사명을 짊어쥔 3명의 의료지원팀은 병원에서 맡겨준 임무를 잘 완수하고 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무한으로 향했다. 주성걸은 비상시기에는 반드시 당원이 앞장서야 하며 자신은 예비당원으로서 더욱더 힘을 기여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일념 뿐이였다.
집중강습을 펼치고 방호지식, 병원 환경에 대한 료해 그리고 심신상태 조절… 주성걸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숙소 앞 길건너 병원 발열문진 앞에서 환자들이 자각적으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줄을 서서 진찰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다.
1월 28일, 길림성에서 긴급지원하여 파견된 의료팀이 정식으로 구조업무에 뛰여들었다. 앞서 격리병동에서 나온 의사는 주성걸에게 중증 또는 잠재적으로 위독한 상태의 감염자들이 속속 입원하고 있으니 방호조치를 꼭 잘할 것을 당부했다.
주성걸은 제7위중조에 배치받았다. 이튿날인 1월 29일 저녁, 그는 당직 순번에 따라 처음으로 격리병동에 들어가 정식으로 진료를 시작했다. 그는 신속히 업무상태에 몰입하기 위해 업무환경, 구급절차를 익히고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가면서 환자들의 진료기록을 일일이 료해하고 응급치료를 펼쳤다.
1월 31일, 주성걸은 두번째로 격리병동에 들어갈 때 물자부족의 정황을 발견하고 한벌의 방호복이라도 랑비해서는 안됨을 직감했다. 바로 식사량과 수분섭취량을 크게 줄이고 숙소를 나서기 전에는 가급적으로 대, 소변을 해결하고 떠났다. 그러나 문제는 183센치메터, 95킬로그람의 큰 체구… 그에게 맞는 의료용 방호복이 매우 드물었다. 여기저기에서 모인 방호복은 크기와 양식도 제각각이여서 입고난 후 몸에 제대로 맞지 않아 피부로출로 인한 감염위험이 있었다. 테이프로 방호복과 장갑, 신발 사이를 꼼꼼히 돌려붙이고 고정하고 나서야 겨우 진료에 나설 수 있었다. 절차가 비교적 복잡한 의료용 방호복 착용과 여러겹의 마스크와 보호안경까지 착용하고 나면 6시간 내내 호흡곤난에 눈앞은 물안개로 뿌옇고 한치 앞도 보기 힘들어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긴박한 시간 속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몸놀림으로 치료에 몰두하다 보면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고 만다.
격리병실 한 환자에게서 동맥혈산소포화도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쇼크와 함께 호흡미약 증세까지 나타났다. 여러 간호원의 보조와 함께 그는 신속한 응급처치를 하고 증상에 따른 치료를 펼쳤다. 구급을 거쳐 환자의 혈압이 조금 상승했고 호흡상황도 개선되였다. 지속적이고 정밀한 관찰이 필요했다. 다른 한 중증 환자는 중년녀성인데 극심한 호흡곤난 증세를 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병세가 더 악화된 것이냐며 반복적으로 물어왔다. 주성걸은 차분하고 인내심 있게 환자가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치료에 적극 협조한다면 병세가 반드시 호전될 것이라고 위로해주었다. 심리적인 소통과 약물치료의 작용으로 환자의 병세는 차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한쌍의 모녀가 입원해있는 병실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체온이 38도로 의료일군이 이미 증상에 따라 조치를 취한 상태였다. 그러나 환자는 소문에 어떤 약물이 치료효과가 좋다면서 자신에게도 그 약을 투약해주면 안되냐고 물었다. 환자의 고충을 알게 된 주성걸은 환자마다 구체적인 증상에 따라 가장 알맞게 치료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믿음을 주며 다독여주었다. 매번 환자들과 소통을 하고 난 후 주성걸은 “힘을 내세요! 꼭 호전될 것입니다.”고 격려의 말을 보태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교대를 막 마칠 때 즈음 새로운 확진환자를 받게 되였다. 환자는 바로 그 병원의 의사였다. 그는 주성걸 의사가 길림성 연변대학부속병원에서 파견돼 왔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멀리에서 의료지원을 온 데 대해 감사함을 표하며 감격해했다. 주성걸은 “당신이야말로 최전선에서 가장 수고한 사람입니다.”고 하면서 그의 병세가 꼭 나아질 것이라고, 함께 힘내자고 응원했다.

몸에 겨우 맞는 의료용 방호복 탓에 자유롭지 못한 몸놀림으로 정신없이 6시간 넘게 바쁘게 돌아치다 보면 옆사람의 도움 없이는 옷을 벗을 수 없을 지경으로 몸은 땀에 흠뻑 젖고 만다. 당직이 끝나고 절차에 따라 소독작업을 거치고 몸을 씻고 나면 겨우 라면 한입 넘길 수 있을 잠간의 휴식시간이 찾아온다. 의료일군 건강등기표를 작성하고 침대에 곯아떨어지면 주성걸은 기적처럼 나아질 래일을 그리며 잠든다.
환자구조 최전선에서 긴박했던 하루의 임무를 마치고 소중한 휴식시간을 짜내서 본지의 영상인터뷰에 응해준 주성걸은 “전쟁이 났을 때 군인들이 전쟁터에 뛰여들 듯, 화재가 났을 때 소방대원들이 화재현장에 뛰여들 듯, 질병이 돌고 있을 때 의사들이 뛰여드는 것이 응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깨에 짊어진 임무가 무겁지만 무한에 지원한 건 후회없는 선택입니다. 연변과 연변대학부속병원을 대표해 의료지원을 나선 의료일군으로서 매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작가:김철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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